[스크랩] 이번학기 마감은 종강파티 대신 책거리로 즐겨보세요~
과거의 종강모임, 책거리!
12월이 되면서 초,중,고,대학생까지 한 학기이자 한 학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옵니다. 특히나 대학생들의 경우 종강 때가 되면 종강모임이라고 하여 함께 수업을 듣고 한 학년을 보냈던 동기나 선후배들이 모여 한 학기를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한 기쁨과 추억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요. 과거에도 이렇게 배움을 마치고 행하던 행사로 책거리가 있었습니다. 그 유래와 의례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책거리란, 책례 또는 책씩이라고도 불리며 과거, 조선시대부터 아이가 서당에서 책 한 권을 다 읽어 떼었을 때마다 행하던 의례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떡이나 술 등을 가지고 와 스승에게 감사하고 친구들과 함께 자축과 격려를 하는 행사를 말하며 주로 초급과정인 「천자문」「동몽선습(童蒙先習)」「십팔사략(十八史略)」「통감(通鑑)」「소학(小學)」 등을 읽어나가면서 행해진 일종의 행사입니다.
제자와 스승과 함께 하는 이 책거리 때에는 단순히 학업을 마치는 것에 대한 기념의 의미도 있었지만 스승님께서 친필로 행동이 느리고 우둔한 학생에게는 말(馬)자를, 매사에 조급하고 서두르면 소(牛)자를 써 주는 등, 제자의 수신에 교훈이 될 함축된 한글자의 글을 써서 봉투에 넣어 주며, 평생 머리맡에 두고 근신하도록 학문뿐만 아니라 나아가 제자의 삶에 필요한 가르침을 주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때 준비하는 축하 음식으로는 국수장국, 송편, 경단 등이 있는데요.
특히 송편은 스승의 노고에 보답하고 학동을 칭찬, 격려하기 위해 꼭 준비하는 음식이었습니다. 깨나 팥, 콩 등으로 만든 소를 꽉 채운 떡으로 학문도 그렇게 꽉 채우라는 바람을 담기도 하고 특히 속이 비고 뚫려져 있는 송편은 학동의 문리(文理)가 그렇게 뚫리라는 뜻에서 준비하였습니다. 오색송편은 우주 만물을 형성하는 원기와 오행에 근거하여 오미자로 붉은 색을 내고 치자로 노란색, 쑥으로 푸른색, 송기로 갈색을 들여 빚어 만물의 조화를 나타내기도 하였습니다.
[보성 선씨 선영홍 가문의 책거리 상]
이러한 음식들은 책거리 상이라고 하여 종갓집에서 대대로 내려오기도 하는데, 이 책거리 상은 용문에 오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후학들이 시험에 합격해 찾아올 때 차려내는 술상으로 취하지 않을 정도의 가양주를 곁들여 내는 책거리 상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승과 제자 모두 둘러 앉아 진행되는 뜻 깊은 책거리 행사가 근래에 들어 많이 사라지고 대신 술자리나 파티로 그저 즐기는 시간으로 많이 대체되었는데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바쳐 학문을 마친 성취감과 그로 오는 뿌듯한 보람을 책거리라는 옛 행사를 통해 추억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며 앞으로의 학업에 격려하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할 수 있는 건전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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