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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노벨상이 만든 식의약세상] 불소치약에는 불소가 없다

까밥 2013. 9. 30. 14:29

 

 

 

불소치약은 치아의 건강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다. 그런데 엄밀한 의미에서 ‘불소치약’이란 세상에 없다. 강력한 화학반응을 하는 원소 중 하나인 불소는 치약에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불소가 들어 있다면 인간의 치아가 제대로 남아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불소치약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글 이종호(과학국가박사,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

 

 

유독 물질 불소가 치약 속으로?

 

불소를 치약에 첨가하게 된 과정은 복잡하지만 인간의 치아 건강을 위해 불소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이다. 20세기 초 미국의 치과 의사들은 아칸사스 지역에 주목했다. 이곳 주민들의 치아 법랑질에 반점이 생기면서 검게 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플루오르는 강한 자극성이 있어서 폐와 기관지를 자극하며, 음식물에 0.0005%만 함유되어도 이가 검게 죽으면서 손톱, 발톱 등도 빠지는데 조사결과 이 지역의 물에 예상보다도 많은 플루오르가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의사들은 물에 평균 이상의 플루오린이 함유된 또 다른 지역의 경우는 충치가 현저히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가지 현상을 놓지지 않은 불소학자들은 마시는 물에 1ppm 정도의 불소를 첨가하면 아칸사스의 경우와 같은 반점도 생기지 않으면서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것이 오늘날 선진국에서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고, 거의 모든 치약에 플루오린을 첨가하는 이유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많은 원소 중 불소, 즉 플루오린은 가장 유독한 물질이란 점이다. 실험 중 이를 분리하려다가 플루오린에 중독되어 생명을 빼앗기기 쉬워 감히 실험에 나서는 학자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런 어려운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람이 1906년 노벨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앙리 무아상(Henri Moissan, 1852~1907)이다. 그는 1886년, 영하 23도로 냉각시킨 U자형의 백금 용기에 플루오르화수소를 넣고 실험을 시작한 이래 실패와 연구를 거듭하여 1903년, 고체 플루오린을 얻는 데 성공했다.

 

 


불소 이용한 충치 예방 메커니즘

 

충치가 생기는 이유는 음식물 중에서 탄수화물이 입안으로 들어올 때 입안에 사는 스트렙토코커스 뮤탄트라는 세균이 탄수화물을 이용해 산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포도당과 설탕은 세균이 바로 이용할 수 있어서 산이 잘 만들어진다. 이 세균은 충치 유발성 연쇄상구균으로 우리가 먹은 당질을 접착성 다당류로 만들어 치아 표면에 쉽게 부착하게 한다. 이 다당류가 우리에게도 익숙한 프라그이다. 프라그가 만든 산에 의해서 치아 표면의 화분이 서서히 떨어져 나가는데 그 결과 이에 구멍이 생기며 충치가 된다. 이때 불소이온은 이 세균들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입안에 들어온 불소이온은 치아에 직접 작용해 산에 의해서 미세하게 손상된 치질을 원상 회복시켜 준다. 즉 탈회돼 약해진 치질을 재석회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불소이온은 위장관에서 흡수되고 혈액을 통해 턱뼈 안에서 만들어지는 치질과 결합해 산에 강한 치질을 만들어 준다. 이 같은 불소의 효과가 증명되자 불소화된 수돗물을 마시면 근원적으로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캠페인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45년부터 상수원의 불소화가 지역사회에서 채택되어 1966년도 12세 어린이의 충치지수가 4.0에서 1994년에는 1.3으로 68%나 감소됐다. 충치 예방에 불소가 크게 기여한 것이다. 그러나 불소를 과연 상수원에 무차별로 투입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찬반론이 끊이지를 않고 있다.

 


불소치약의 정체를 밝힌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가 사용하는 불소치약의 정체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불소치약에 불소가 아닌 플루오르화물(fluoride)이 들어 있다. 원소 이름 뒤에 '화'란 단어가 있다면 화학 반응에서 성질이 변한 것을 의미한다. 즉, 치약에는 플루오르화소듐(NaF), 플루오르화아민(NH2F), 플루오르화주석(SnF2)과 같은 불소의 염기성 화합물인 플루오르화물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치약에 플루오르화물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플루오르화물이 약화된 법랑질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용을 ‘재미네탈화’라 한다. 구강 위생이 좋지 않을 때, 특히 단 것을 먹고 나면 수산화인회석(Ca5(Po4)OH)이 분해된다. 이를 ‘탈미네랄화’고 하는데, 이때 법랑질을 강화하는 것이 플루오르화인회석((Ca5(Po4)F)이다.
플루오린은 충치를 예방하는 불소치약 뿐만 아니라 수많은 현대 문명의 이기에 사용된다. 음식이 타지 않는 플라이팬, 통수성을 갖고 있는 고어텍스(Gore-tex), 현재는 오존층 파괴 때문에 사용이 금지되고 있으나 에어컨이나 냉장고의 냉매로 오랫동안 사용된 프레온 등은 모두 플루오린 때문에 가능하게 된 것들이다. 이 밖에 다양한 플루오린 화합물들이 합성되어 의약품, 농약, 산업용 재료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플루오린을 발견한 앙리 무와상은 플루오린이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특히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치약 등에 사용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906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그는 이듬해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 본 기사는 '소비자를 위한 열린마루 2013 (7+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웹진의 다양한 기사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식약처 웹진 ‘열린마루'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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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블로그 `식약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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