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슬로우 라이프] 느림의 미학 `전통한옥`

 

하늘과 바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공간

 

한옥은 말 그대로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고 포근한 한국인을 위한 집'이다. 그래서 하룻밤을 묵어도 마음이 편안하다. 편리함을 우선시 하는 현대식 주택에서의 생활은 몸은 편할지언정 마음이 답답할 때가 있다. 반면 한옥은 약간은 불편함이 있어도 정겹고 마음이 편하다.

 

 

한옥이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오랜 세월동안 이 땅을 지켜오면서 자연환경은 물론 우리 민족의 체질과 정서에 맞춰 지어졌기 때문이다. 한옥은 산자락을 깎는다거나 땅을 깊게 파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순응하며 그 품에 안긴 자연 그대로의 주거공간이다. 자연과의 경계가 없다보니 그 안에서 인간은 언제라도 자연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와 창호지를 투과한 은은한 빛이 있어 한옥은 문을 닫아도 답답하지 않다.

탁 트인 마루에 두 다리 쭉 뻗고 누워 시원한 바람과 벗하며 하늘을 바라볼 수도 있고, 마당에 핀 풀꽃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살랑대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처마 밑 풍경소리를 들으며 고요한 사색에 빠질 수 있는 것도 한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쏠쏠한 재미. 한 줄기 바람, 한 가닥 볕까지도 귀하게 여겼던 한옥의 지혜로움이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 때문이다.

 

 

 

융통성 있게 사람을 배려하는 건강한 공간

 

자연에서 얻은 나무와 흙, 돌로 지어진 한옥은 집 자체가 숨을 쉬며 온도와 습도를 완벽하게 조절해준다.

비가 오면 집 안이 눅눅해지고 여차하면 곰팡이가 피는 시멘트집과 달리 한옥은 나무와 흙이 습기를 머금었다가 맑은 날이면 습기를 방출해 실내의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준다. 아궁이에서 시작되는 구들이라는 한옥의 난방방식은 단순히 실내온도만을 올려주는 장치에 머물지 않는다. 구들이 시작되는 부엌의 아궁이는 음식을 익히는 화로의 기능을 하고, 구들이 깔린 방 안에는 아랫목이라는 특별한 자리가 생겨났다. 따끈한 아랫목은 추운 날 밖에서 돌아온 가족이나 손님에게 내어주는 배려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뜨끈한 바닥에 몸을 '지지면서' 개운하게 풀 수 있는 건강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한옥의 방은 침대방과 달리 잠을 잘 수 있는 인원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아 필요에 따라 사람이 더 들어올 수도 있다. 엎드려 책을 보거나 뒹굴뒹굴 굴러다니면서 장난을 치는 여유로움이 담겨 있기도 하다. 또한 텅 비어있는 마당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잔치나 초상, 혼례 등의 행사장소가 되기도 하며, 타작이나 고추 말리기 등 필요에 따라 그 용도를 달리할 수 있는 융통성이 넘치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의 변신이 자연스럽게 융통성을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편안한 휴식과 여유로움을 주는 힐링 공간

 

속도와 경쟁이라는 사회 환경에서 현대인들의 머리를 짓누르는 답답함과 조급함이 마음의 병을 낳는다.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도시의 시멘트 숲, 자연과는 거리가 먼 도시에서 살아가며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느긋한 걸음으로 흙을 밟고 살아가면서 때로는 자연과 교감하며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을 담고 있는 우리의 전통 한옥은 정신적으로 피곤한 이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함께 넉넉한 여유로움을 주며, 아픈 마음을 치유시키는 힐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소비자를 위한 열린마루 2013 (3+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웹진의 다양한 기사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식약처 웹진 ‘열린마루'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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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블로그 `식약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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