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발견되는 생물의 발광
생물의 발광에는 체외 발광과 세포 내 발광이라는 두 종류가 있다. 체외 발광을 하는 동물이 근육을 수축시키면 이들 물질이 세포 사이나 체외로 밀려나온다. 이때 루시페린이 산화되어 빛을 내는 것이다. 체외 발광은 주로 바다 생물이 많이 이용하는데 발광물질을 내고 자신은 도망간다.
반면에 세포 내 발광의 경우는 반딧불이나 야광충과 같이 루시페린과 발광효소 두 가지가 세포안에 들어 있다. 동물 조직의 발광은 주로 지방질의 산화로 인해 생긴다. 생물발광은 지방질이 이따금씩 산화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화학반응의 경우에도 일어난다.
발광세균으로 조명등을 켜다
발광생물의 효과가 예상보다도 높다는 것을 발견한 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건물의 조명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발광세균을 플라스틱 컵이나 유리컵 속에서 살게 하는 것이다. 물론 세균 한 마리가 내는 빛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컵 속의 세균수가 500조 마리 이상이 되어야 한다. 세균은 대단히 미세하기 때문에 상당한 밝기의 '램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1935년에 파리의 해양연구소에서 국제 학회가 열렸을 때, 해양연구소의 큰 홀을 조명하기 위해 발광세균이 사용되었다.
생물발광의 경우 장점이 많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선 전선이 필요하지 않다. 게다가 전등은 공급된 에너지의 약 12%만 빛으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열로 손실되지만 발광생물은 열을 내지 않는 냉광(冷光)이므로 소비에너지의 거의 100%가 빛으로 변한다.
학자들의 연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구가톨릭대 의대 김태완 교수팀은 해파리의 녹색형광유전자(GFP)를 닭에 주입, 평소에는 부리나 머리가 여느 닭과 다름없지만 세계 최초로 어둠 속에서 자외선을 비추면 밝은 녹색을 띠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동물의 체내에 유전자를 넣을 때 일종의 운반체 역할을 하는 '레트로바이러스벡터 시스템'을 자체 개발, 녹색형광유전자를 유정란(병아리가 될 수 있는 알)에 주입했다. 이 연구는 닭에 원하는 유전자를 삽입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달걀에서 사람의 조혈촉진단백질이나 혈액응고단백질과 같은 고가의 치료용 단백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형광유전자를 동물에 접목시키는데 성공하자 학자들의 야심은 보다 업그레이드 되어 아름다운 빛을 내는 식물을 만드는 데 도전했다. 에드먼턴의 앨버타대학교에서 한 박테리아의 발광 유전자를 콩의 뿌리혹을 형성하는 박테리아에 접합시켜 그 식물에 질소가 부족하면 뿌리가 선명한 푸른빛을 내도록 만들었다. 이를 이용하면 곡물이 물이나 비료를 필요로 할 경우 또는 곡물에 해충이 생겼을 경우에 빛을 내게 할 수 있다. 농부들이 꼭 필요할 때에만 농작물을 돌보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물과 비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루시페라아제 효소를 이용하여 식물에 적용하는 연구는 계속되어 당근과 담배를 어두운 데서 빛을 쪼일 경우 뿌리와 줄기, 잎의 일부가 빛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무한한 상상력, 은행나무를 빛나게 하다
학자들의 아이디어는 한정이 없다. 당근과 담배에 이어 '반딧불이 가로수'로 도전을 시작했다. 반딧불이 특유의 발광 유전자를 빼내 가로수로 많이 사용되는 은행나무 유전자에 도입하면 은행나무가 해가 지면 스스로 빛을 발하는 '반딧불이 가로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사용되는 것은 다른 식물에 비해 5~6 배에 달하는 산소 발생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황산가스에 대한 정화능력이 크고 염해에 강하며 껍질이 두껍고 코르크질이 많아 화재에도 저항력이 크므로 방화수로도 유용하다.
또한 해충방지를 위한 약제 살포와 껍질이 타는 현상을 막기 위한 별도의 준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가로수로 활용할 경우 관리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이점이 있다. 이런 장점을 갖고 있는 은행나무에 반딧불이 효소를 접목시켜 가로수로 활용한다면 연말연시마다 장식등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가로수 자체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반딧불이 가로수로 꾸며진 도시를 근간 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과학기술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 한마디로 환상적인 반딧불이 가로수보다 더 유용한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에 노벨상이라는 과실이 주어질 것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소비자를 위한 열린마루 2013 (5+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웹진의 다양한 기사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식약처 웹진 ‘열린마루'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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