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패키지 디자인의 탄생]
패키지디자인의 고전을 찾아서...
모든 분야의 디자인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진화하지만, 훌륭한 패키지 디자인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팔리기 때문에 굳이 디자인을 바꿀 필요성이 없는 것이지요. 이러한 패키지 디자인 중,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친근감을 주는 대표적인 작품들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코카 콜라
코카콜라 병은 산산조각이 나도 한 조각만 들면 코카콜라 병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확고한 개성을 가진 코카콜라 병은, 이제는 단순한 음료수 병이 아닌 미국과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을 정도로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처음엔 평범한 유리병에 담겨져 팔렸지만, 성공한 제품이 으레 그렇듯 쏟아지는 모방제품들 때문에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에 회사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승부하기로 결심하고, 당시 유리회사 직공이었던 알렉산더 사무엘슨(Alexander Samuelson)에게 디자인을 의뢰했습니다. 사무엘슨은 고심 끝에 백과사전에서 본 코코아 콩 꼬투리의 모양을 본따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간 독특한 병을 디자인했습니다. 그 뒤로 코카콜라병은 성공한 패키지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토블러로네
초콜렛 브랜드는 셀 수 없이 많지만, 토블러로네만큼 단순하면서도 독특하고 눈에 띄는 패키지를 가진 초콜렛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토블러로네라는 복잡한 이름을 기억 못하는 이들도, '피라미드 모양의 초콜렛'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무릎을 칠 정도로 인상 깊은 패키지로 유명한 초콜렛이죠.
1867년에 처음 만들어진 토블러로네 초콜렛은 150년이나 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답니다. 토블러로네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피라미드 형태의 패키지는 1909년도에 만들어져초콜렛과 함께 의장등록이 되었는데, 이는 초콜렛 제조업계 최초의 의장등록이라고 합니다. 토블러로네는 10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는 동안 로고나 일러스트레이션은 조금씩 다듬어 나갔지만, 압도적인 존재감을 주는 피라미드 형태만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계란판
영국의 요리책 저자인 델리아 스미스는 계란을 두고, “완벽한 구조, 멋진 패키지를 가진 예술작품”이라고 칭송한바 있습니다. 간결한 형태, 완벽한 구조를 지닌 계란은 신이 만든 최고의 패키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계란을 담는 데에 쓰이는 안전하고 경제적인 계란판을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골머리를 앓았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20세기 초반에 대략적인 형태가 잡힌 계란판을 처음으로 발명한 이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캐나다의 신문 기자인 조셉 코일이 깨진 계란으로 인해 생긴 분쟁을 진정시키기 위해 고안해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하지만 조셉 코일 외에도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계란을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애를 썼던지, 영국 특허청만 해도 계란판과 관련된 디자인 특허가 620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페리에
고급스러운 초록빛, 우아한 곡선이 돋보이는 페리에 유리병은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이 탄산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게 해 줄만큼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1898년, 프랑스의 외과의사인 루이 페리에 박사는 프랑스 남동쪽 베르게제의 온천에서 나오는 광천수를 팔기 시작했는데, 아일랜드의 존 함스워스가 판매에 개입하면서 이 광천수는 페리에라는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함스워스는 브랜드를 차별화시키기 위해 당시 사람들이 운동할 때 즐겨 썼던 인디언 곤봉에서 유래한 패키지를 디자인했는데, 이 디자인은 1906년에 만들어진 이래로 오늘날까지 디자인이 바뀌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타바스코 소스
피자가게나 패밀리레스토랑에 가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는 타바스코 소스는 매운 소스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스입니다. 1868년에 타바스코 소스를 개발한 에드먼드 매킬레니는 특이하게도 소스를 향수병에 넣어 팔았습니다. 지금의 디자인도 처음에 용기로 사용하던 향수병을 조금 변형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둥근 어깨와 초록색 다이아몬드형태의 라벨이 인상적인 타바스코 소스는 140년째 같은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캠벨수프
앤디워홀에 의해 시대의 아이콘으로 재탄생한 캠벨수프는, 미국 통조림 수프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미술 교과서 속에서나 볼 수 있지만, 통조림 수프를 즐겨먹는 미국에서는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인스턴트 음식이라고 합니다.
흰색과 붉은색의 강렬한 조화가 인상적인 캠벨수프의 패키지디자인은 코넬 대학의 미식 축구팀 유니폼의 배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진 것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확 끌어당기는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캠벨수프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캠벨수프는 1900년에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금메달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수프의 한가운데에 메달 이미지를 도입해 더욱 믿을만한 상품으로 거듭났습니다.
수프 뿐 아니라 과자, 초콜렛, 스파게티 등 다양한 식품을 생산하는 캠벨수프사는 몇 년 전 대대적인 디자인 리뉴얼을 단행했는데, 앤디워홀의 작품에도 등장한 이 제품만은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합니다. 앤디워홀이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한, 앞으로도 영원히 캠벨수프의 디자인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맥도날드 감자튀김 패키지
빠르고 저렴한 음식을 모토로 삼는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패키지는, 편리함과 이윤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패키지 디자인이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가 개발한 감자튀김 패키지입니다. 위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부채꼴 모양의 패키지는 감자튀김을 흘리지 않게 해 주는 역할도 하지만, 감자튀김의 양이 실제보다 훨씬 많아 보이게 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감자튀김 패키지는 윗부분이 넓어 감자튀김이 넘칠 듯 풍성하게 담겨있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는 보기보다 적은 양의 감자튀김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게다가 붉은색 바탕에 노랑색 로고라는 강렬한 색채배합은 맥도날드라는 브랜드를 소비자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림 : 이현지
참고문헌 : 김병인 펴냄, <크리에이티브 그래픽 디자인 아이콘 100>, ㈜퓨처미디어,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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