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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교묘한 식품광고, 이게 최선인가요?

까밥 2012. 10. 31. 22:59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교묘한 식품광고,

이게 최선인가요?

 

 

미녀 배우가 광고 속에서 춤을 춘다. 순진한 얼굴을 하고 크게 눈을 뜨며 “화학적 합성품?” 하고 놀란 듯 되묻는다. 수십 년 간, 그리고 현재까지도 수많은 제품에 사용되었으면서도, 15초 만에 바로 그 최대 생산자로부터 ‘몸에 좋지 않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그 물질의 억울함을, 이제 풀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현대 사회에서 광고는 큰 파급력을 지닌다. 툭 던져진 명제는 논란을 낳고, 그 논란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의 결과를 낳는다. 그런데 그 광고가 ‘온전한’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면, 교묘하게 진실을 가린 채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청자를 현혹하고 있다면, 그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이 광고를 통해 ‘카제인나트륨’ 이라는 이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 사람이 적잖이 있을 것이다. 광고에서 그 미녀 배우는 이를 ‘화학적합성품’이라고 불렀다. 식약청의 식품의약품 용어사전에 의하면 화학적 합성품이란, “화학적 수단에 의하여 원소 또는 화합물에 분해반응 외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얻은 물질로서 식품을 제조·가공 또는 보존함에 있어 식품에 첨가, 혼합, 침윤, 기타의 방법으로 사용되는 것”을 말한다. 천연첨가물은 화학적 합성품 이외의 식품첨가물을 일컫는데, 식약청의 정의 상 물질에 물을 넣어 분해하는 것 이외의 다른 화학적 과정을 거친 모든 물질을 ‘화학적합성품’으로 본다는 것이 이러한 논란이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도 있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회사’에서 만든다!

 

[출처 : 먹거리 X파일 방송화면(채널A)]

 

 그렇다면 카제인은 무엇인가? 카제인은 우유 속의 단백질 성분으로, 전체 우유 단백질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이 카제인은 좋은 단백질 급원일 뿐만 아니라, 우유 속에서 유지방 성분을 잘 섞이게 하는 유화제로서의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카제인을 식품첨가물로 분류하고 있지만, 사용 대상 식품과 사용량에 제한이 없고, 하루에 섭취가 허용되는 양인 ADI 값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안전한 원료이다. 그리고 유엔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와 미국 및 유럽, 뉴질랜드 등 나라에서는 카제인을 첨가물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왜냐하면 카제인은 바로 ‘우유’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우유에 알칼리 처리를 하여 가열했을 때 카제인이 녹아나오게 되고, 이를 건조시켜 가루로 만든 것, 즉 정제된 우유단백질이 카제인인 것이다. 이 카제인은 가루로 있을 때 거의 녹지 않는다. 여기에 카제인의 1/100수준으로 나트륨을 섞어 놓으면 용해도가 좋아지게 된다. 다시 말해 단순히 물에 잘 녹게 만든 카제인이 카제인나트륨인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화학적 합성이라기 보다는 두 물질이 섞여 있는 것이라고 보는 편이 더 맞다. 그리고 카제인나트륨에 들어있는 나트륨은 그 양이 워낙 적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수분해 이상의 가공과정을 거쳤다는 이유로, 우유에서 만들어진 카제인나트륨이 화학적 합성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카제인나트륨이 물에 녹으면 나트륨과 카제인으로 분리되고, 이는 우유를 마셨을 때의 카제인과 화학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낯선 전문용어를 사용하여 마치 우유에서 추출한 카제인이 몸에 해롭고 우유는 좋다는 식의 광고는 어불성설이며, 이를 우유회사에서 했다는 사실은 굉장한 아이러니이다.

 

 

“그녀의 몸에는 카제인나트륨이 좋을까? 무지방 우유가 좋을까?”

 

[광고 속 화면]

 

 논란의 시작이 된 바로 그 광고가 내세운 카피이다. 답은 “차이가 없다”이다. 카제인은 치즈의 주성분이자, 심지어 모유에도 상당량 들어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유에서 분리해 낸 카제인나트륨과, 우유에서 지방 성분을 제거한 탈지분유 속 카제인을 구별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카제인나트륨은 탈지분유만큼이나 안전한 것이다. 커피믹스에 무지방우유를 넣엏다는 것은 무지방우유의 주성분인 카제인을 넣은 것이다. 단지 나트륨이 함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이는 경쟁사를 대상으로 커피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한 유업업체의 기만적인 상술일 뿐이다. 게다가 최근까지 자사의 분유, 발효유, 컵커피 등의 제품에 모두 사용했었으면서도, 커피믹스에만 뺐다고 광고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20여 년 전인 1991년 경쟁 유업업체가 해당기업의 분유에 양잿물을 사용하여 만든 카제인 성분이 들어있다는 주장을 했고, 이 기업이 이에 적극해명하기 위해 카제인나트륨이 아기에게 매우 유익한 영양성분이라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었다는 사실은 헛웃음이 날 정도이다.

 

 

 이 논란의 가장 큰 책임은 공정하지 않은 경쟁을 과열하며,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해당 업체에게 있지만, ‘천연’이라는 이름에 대한 맹신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더 현명한 구매와 식생활을 위해서 소비자들도 식품과 안전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광고 속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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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청 공식블로그 `식약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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