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기타

[스크랩] [식약처 분석실 24시] 가짜식품의 진실을 밝혀라!

까밥 2013. 8. 31. 19:11

̂̂̂̂̂[편집자주] 식약처 첨단분석팀은 위해사범 조사를 위한 실험, 분석업무 및 실험검사의 신뢰성 보증을 위한 실험 및 기술을 지원하며, 365일 국민의 식품의약품 건강과 안전을 위해 애쓰는 부서이다. 우수한 기술로 성과를 내고 있는 첨단분석팀의 맹활약 에피소드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따르릉~~. 첨단분석팀 사무실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안녕하세요. 위해사범중앙조사단 나xx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대전청과 함께 양파와 마늘제품의 100% 진위여부 기획 수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체의뢰하려 합니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어 “정성분석이겠죠?”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정성분석만으로는 의도적으로 전분을 혼입했는지 제조공정 중에 비의도적으로 혼입되었는지 판별할 수 없어서 정량분석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라는 답이 되돌아왔다. 나는 힘이 쭉 빠졌다. 시판 중인 일부 양파나 마늘, 파 제품 중에는 중량을 늘리기 위해 판매자가 전분을 섞는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그런 가짜식품에서 전분함량을 정확히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음날 검체 16개가 도착했다. 먼저 전분 함유량을 확인하기 위해 가볍게 요오드반응 시험을 했다. 그 중 4개가 색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최대한 조미료를 넣지 않고 양파, 파, 마늘을 이용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할 텐데 이런 가짜식품을 만들다니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겠지만 가짜식품의 진위여부를 밝히리라 다짐했다. 그날 이후 내 머릿속은 전분정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슨 냄새야? 김치공장이 된 실험실

 

그 길로 재래시장에서 검체를 구입해 돌아오자마자 연구원들과 함께 양파, 파, 마늘을 믹서기로 갈기 시작했다. 실험실은 김치공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온통 매운 내로 가득했다. 갈은 원료들은 수분제거를 위해 동결건조기 안에 일주일정도 건조를 진행했다. 건조기간 동안 전분분석 관련 논문과 참고가 될 만한 자료들을 검색하며 분석 방법을 찾아봤다.

 

그때 뇌리를 스치는 듯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전분은 다수의 α-글루코스 분자가 글리코시드결합에 의해 중합된 천연고분자, 즉 다당류(polysaccharide)로 구성되어 있어 올리고당 수준으로 분해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동결 건조된 원료를 전처리하여 당류분석을 시작했으나 원료 자체적으로 글루코스의 함량이 높아 가짜식품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았다.

 

 

해결의 실마리, 말토오즈 피크

 

고민도 잠시, 단당류가 아닌 이당류로 눈을 돌리자 문제의 실마리가 쉽게 풀렸다.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이당류인 말토오즈 피크가 없었던 것이다. 동결 건조한 각각의 원료에 옥수수전분을 10%, 20%, 30%, 50%를 섞어서 산 처리를 시작했다. 분석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너무 긴장되어 입안의 침이 다 말랐다. 얼마나 지났을까, 연구실에서는 탄호성이 터져 나왔다.

 

긴 여정을 끝내고 드디어 확정된 시험법으로 검체 분석을 시작했다. 4개 검체에서 비의도적 혼입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수치들이 검출되었다.그 결과, 10% ~ 20% 수준의 전분이 인위적으로 혼입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시험 방법인 편광현미경으로도 제품을 관찰하여 전분에서 보인다는 복굴절구조도 확인하였다.

 

이로써 양파, 파, 마늘 중에 인위적으로 혼입된 전분의 함량 결과를 도출하였다. 무려 한달 동안 진행된 실험이 끝나자 안도의 한숨과 함께 피곤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식약처인으로서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을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이 더 컸던 사건이었다.

 

 

- 본 기사는 '소비자를 위한 열린마루 2013 (7+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웹진의 다양한 기사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식약처 웹진 ‘열린마루'를 찾아주세요!
(웹진보러가기 : http://www.mfds.go.kr/webzine/201307/0708.html?page=32)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지킴이' 블로그는 댓글 및 트랙백 등을 통한 많은 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건전한 소통을 위해 공지 내 '식약지킴이' 블로그 댓글 정책 안내를 참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블로그 `식약지킴이`
글쓴이 : 식약지킴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