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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음식도 예술작품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음식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들!

까밥 2013. 10. 31. 19:30

 

음식도 예술작품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음식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들!

 

 

음식과 미술. 두 단어가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서로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이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이 지배하는 현대 미술계에서 두 단어의 만남은 전혀 낯선 일이 아닙니다. 해체와 전복을 모토로 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관 속에서 일상과 예술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져, 기존에는 예술로 인정되지 않았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미술관에 입성할 수 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이 작품의 주제로 사용되는 일은 선사시대부터 종종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음식이나 식재료 자체가 미술작품의 재료로 사용되는 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떤 작품들이 음식을 재료로 선택했는지 살펴보도록 할까요?

 

 

펠릭스 곤살레스 토레스의 ‘무제(플라시보)’

 

 


지난 해 삼성미술관 플라토에 설치된 ‘무제(플라시보)’
(출처 : http://jungran207.blog.me/60178941752)

 


사탕이나 국수가닥도 좋은 미술 재료가 된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에이즈로 요절한 쿠바 출신 미국 설치작가 펠릭스 곤살레스-토레스의 작품은 영구적이고 지속적인 재료가 아닌, 일시적이고 망가지기 쉬운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동성의 애인 로스 레이콕을 에이즈로 먼저 보내고 그 자신 역시 에이즈로 시한부 인생을 살았기 때문일까요? 곤살레스-토레스는 전구, 인쇄물, 시계 등 한시적인 재료를 통해, 죽음의 공포를 표현한 동시에 역설적으로 불멸과 영원에 대한 기원을 표현했습니다.


지난 2012년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 전시되기도 했던 설치작품 ‘무제(플라시보)’는 미술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재료인 사탕으로만 이루어진 설치작품입니다. 전시장과 건물 로비 바닥에 네모 반듯하게 깔려 있는 은박지로 포장한 사탕더미들은 관객들이 마음대로 집어가서 먹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관객들이 가져간 사탕은 전시장 직원이 날마다 다시 채워놓기 때문에 날마다 비워지고, 채워지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라는 작가의 철학을 날마다 없어지는 사탕으로 표현한 것이죠.


그가 사탕으로 만든 또 다른 작품 ‘무제(로스모어II)’는 사탕으로 이루어진 길인데, 이는 먼저 세상을 떠난 연인 로스와의 추억을 담은 작품입니다. 곤살레스-토레스는 연인과 함께 걷던 추억의 길에 깔린 초록빛 잔디를 표현하기 위해 연두색 포장지로 포장한 사탕을 사용했습니다. 이 사탕길은 총 34kg의 사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34라는 숫자는 에이즈로 힘겹게 투병하며 삶을 마감한 연인 로스가 죽을 때의 몸무게라고 합니다. 이 사탕 역시 관객들이 마음대로 집어먹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죽어가는 연인을 바라보며 괴로워했을 작가의 마음을 생각하면 사탕이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곤살레스-토레스는 세상에 없는 연인과의 달콤한 추억을 관객들과 나누며 영원을 꿈꾸었던 것이 아닐까요?

 

 

조성묵 - ‘커뮤니케이션’ 연작

 

원로 조각가인 조성묵이 만든 가구들은 마치 폭포수처럼 단아하고 시원한 느낌의 하얀 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가가서 손을 대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듯 신비스럽고 아련한 느낌을 연출합니다. 그런데 이 신비스러운 작품의 재료가 다름 아닌 국수라는 사실, 상상이 되시나요? 멀리서 보면 안개 속에 쌓인 것처럼 신비스러운 풍경이,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국수가닥이라는 친숙하고 정겨운 풍경으로 변합니다. 조성묵은 우연히 국수가닥이 마치 폭포처럼 주방 바닥에 쏟아지는 광경을 본 후, 국수로 작품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식재료에 불과한 국수가 예술작품으로 승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조성묵은 작품은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며 기발하고 신선한 매력으로 우리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제목인 ‘커뮤니케이션’은 예술과 일상의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는 것일는지도 모릅니다.
예술작품은 미술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조성묵의 국수 의자를 통해 느껴보세요.

 

 

조성묵의 ‘커뮤니케이션’ 연작은 국수를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sugarballs?Redirect=Log&logNo=110073606815


이동재 - ‘seed’전

 

 

이동재는 쌀로 인물화를 그렸다.
출처 : http://blog.naver.com/llldnwl?Redirect=Log&logNo=10166548706

 

미술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작가 중 한명인 이동재는 흔히 ‘쌀 작가’로 불리곤 합니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쌀, 녹두, 팥 등 곡물로 재미있고 독특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작업을 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그는 2003년 첫 개인전 ‘seed’를 통해, 곡식들을 한 톨 한 톨 정성스럽게 캔버스에 붙여서 만든 정교하고 사실적인 초상화들을 선보였습니다. 곡식으로 만든 이 별난 초상화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준 것은, 콘돌리자 라이스를 쌀로, 가수 현미를 현미로, 미스터빈을 콩으로 그린 작가의 톡톡 튀는 유머감각과 재치였습니다. 

  
이동재에게 쌀은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서, 삶의 리얼리티를 담고 있는 물질이자, 그 자체로 강력한 소통의 수단이 되는 물질입니다. 그는 쌀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쌀은 그 자체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오브제다. 사람들이 내 작품을 통해 우리의 식량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물감이나 연필이 아닌, 쌀로 만든 그림들을 통해 우리가 밥상머리에서 매일 만나는 쌀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여러 작가들이 음식과 식재료를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예술작품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이들의 작품을 보고 나면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국수, 쌀 등의 음식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먹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들의 상상력과 재치가 놀랍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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