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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맨땅에 헤딩은 그만! 신약 개발 병법서

까밥 2012. 11. 12. 15:45

 

 

 

하늘에서 어느날 뚜~욱 하고 행운이 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러한 행운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행운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데요. 수학적으로 나타낸다면 거듭된 노력을 통해 0.0001%의 확률을 0.1%의 확률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 개발 분야에서도 이러한 확률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약개발! 이름만 들어도 대단히 철저하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작업처럼 들리지만, 의외로 상당히 많은 요소를 운에 의존하기도 한답니다. 그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쩌면 신약이 될지도 모르는 수천가지의 화합물을 일단 무작위로 조합해, 그나마 가능성이 보이는 물질을 임상시험 한 뒤, 나타나는 부작용보다 이익되는 효과가 월등하게 뛰어날 때만 신약이 됩니다. 그나마도 기존의 의약품보다 나은 효과를 입증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성적인 논리, 합리적인 사고를 증시하는 과학이 전적으로 새로운 약을 우연에 기대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단순한 합성으로 우연히 신약이 개발되기 바라는 것을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로 비유한다면 노원구 공릉동에서 김서방 찾기 정도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신약 개발 병법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정립된 방법론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식약개발의 일반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식약아리아 2기 이하늘 기자의

“제네릭 VS 오리지널, 함께 알아보는 의약품 개발과정”을 참고하세요~

http://blog.naver.com/60096752965 

 
# 병법 하나.

   모(母)핵 구조를 조금씩만 변화 시켜 만드는 대동소이(大同小異) 전략!

 

문학에도, 패션에도, 음악에도 모티브는 존재합니다. 기존의 익숙한 것들을 조금만 변화시켜 새롭게 재해석하는 작업! 복고패션이 다시 돌아오는 것도 같은 이치지요~

 

<북유럽 신화의 신 토르(좌)와 이를 재해석해 영화화된 그래픽노블의 주인공 토르(우)>

 

제임스 므라즈의 <I'm yours>, 비틀wm의 <Let it be>, 레이디가가의 <Poker Face>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유명한 팝송인데요. 이들 사이에는 커다란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똑같은 4가지 코드(E-B-C#m-A)에 조금 다른 멜로디들을 붙여 만들어진 곡이라는 점인데요. 사실 이 코드 진행을 처음 사용한 곡은 파헬벨의 Cannon입니다. “이 코드 진행으로 노래를 만들면 흥행이 보장된다. 돈(Money)을 벌 수 있다”라고 해서 머니 코드(Money chord)라고 하는데요. 의약품 분야에도 이러한 사례가 있습니다. 핵심 구조는 같으나 일부 구조를 조금만 바꾸는 것만으로 훨씬 더 좋은 약효와 지속시간을 나타나게 만든 것이죠. 이런 경우엔 머니 드러그(Money Drug) 쯤으로 이름 붙여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진정.마취제로 사용되는 유사한 구조의 약물들, 오른쪽으로 갈수록 작용시간이 짧다>

 

위 약물들은 수면진정효과가 있는 세 약물의 구조식입니다. 주황색 부분을 고통으로 가지므로 바비탈 구조들(Barbiturates)이라고 하며 세 약물 모두 바비탈 구조를 모핵으로 끝 부분만 다른 구조로 치환하여 만든 화합물입니다. 이렇게 이미 개발된 공통된 구조를 이용하는 것을 Lead화합물을 이용하는 방법이라 합니다. 이미 검증이 된 의약품을 조금만 변형시키기 때문에 변형된 의약품이 성공할 확률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훨씬 높아집니다. 거기다 필요한만큼의 작용시간을 얻게 되거나 부작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 병법둘.

  자연의 의학적 효능과 과학의 대량합성 능력의 만남

 

모르핀이라는 약물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아편으로부터 얻는 이 마약성 진통제는 기원전 3,000여년전부터 사용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야 무엇이든지 분석하고 나누려는 서양과학적 사고에 의해 양귀비에서 진통작용을 가진 성분이 모르핀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그 뒤 유기합성화학이 발달함에 따라 인공적으로 모르핀을 합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덕택에 지금도 말기 암 등의 심각한 상태의 화자들에게 마약으로서의 위험성보다 진통 효과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병원에서 철저한 관리하에 곧 잘 사용되고 있습니다.

 


<양귀비 꽃(좌)와 모르핀의 구조식(우) : 모르핀은 양귀비의 미숙과일을 상처내 채취한다>

 

이러한 방법은 사실 대량으로 다양한 종류읨 화합물을 합성할 수 없던 시절의 연구 방법입니다. 무턱대고 아무 물질이나 시험할 수는 없으니 고대 문헌이나 구전으로 내려온 식품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지요. 그 식품속에 존재하는 어떤 물질이 그 식품의 의학적 효능을 나타내는지 연구하여 순수물질을 분리한 뒤 그 물질의 합성법을 발견해내면 신약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고전적인 신약개발 방법임에도 이러한 방법은 여전히 유효한데, 그 이유는 한중일 삼국의 한의학의 경우 잘 정리된 문헌에 비해 아직 연구대상의로서의 가치가 무긍무진하며,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는 아직 역사에 등장하지 않은 수많은 종의 생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거시적이고 인체의 균형을 중시하는 동양학적인 사고로 만든 의약품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국내 생약신약 1호인 스티렌인데요. 속쓰림에 쑥이 좋다는 민간요법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된 제품으로 하나의 성분을 분석하여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이 아니라 쑥 그 자체를 추출하여 정제, 압축시킨 의약품입니다. 현재 위염치료제로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으로도 수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개국신화에도 나올만큼 예부터 중요한 약초로 쓰인 쑥(좌)과

국내 신약 1호 스티렌(우)>

 

 

 

이번 기사에서는 신약개발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이 쓰이는 가장 대표적이고 전통적인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고전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이 실험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새로 개발된 신약 하나는 수많은 의사들이 평생 고칠 수 있는 숫자의 환자만큼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어렵지만 값진 일이라고 하네요. 지금 이순간에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꿈을 위해 도전하는 과학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 기사에서는 조금 더 현대적이고 최신 의약품 개발 기술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플리커 flickr.com         
       위키백과 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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