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 간성혼수
변비를 조심하세요~ 간성혼수가 뭐길래!
엄마가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건 지난 추석 바로 다음날이었습니다. 며칠전부터 전이며 나물이며 잡채며 고깃국까지 모처럼 맛보는 맛난 추석음식에 과식을 하셨던 데다가 극심한 변비에 시달리렸던 탓입니다. 과식과 변비가 무슨 응급실거리가 되냐고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는 변비와 기름진 음식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답니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 들은 병명, 바로 변비와 깊은 상관성을 가지고 있는 “간성혼수”라는 병입니다.
“간성혼수”는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병입니다. 이번에 이 병에 대해 소개하는 이유는 엄마의 5일간의 지옥의 입원생활로 알게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먼저 간성혼수란 어떤 원인에서 오는 걸까요?
1.
간염, 간경화, 지방간이 오래되면 간이 매우 약해집니다. 무서운 건 간이라는 것이 “침묵의 장기”라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간이 아무리 제기능을 못하는 사태에 오더라도 별다른 외부적 징후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더구나 간은 며칠만에 급속으로 말기상태로 망가지기도 하는데요.
2. 간이 약해진 상태에서 장기적으로 한약, 수술, 건강식품(홍삼포함), 장어, 개고기, 기름진 음식 등을 섭취하게 되면 간은 더욱 약해집니다. 특히 지병이 있어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 간은 더욱 타격을 입게 됩니다. 엄마는 오년전 무릎에 염증이 생겨 6개월간 수술과 항생제 치료를 했고 이후에는 파킨슨으로 매일 약을 복용했지요, 물론 건강식품과 한약도 많이 섭취했습니다. 영양주사도 많이 맞았지요.
3. 보양식을 좋아했던 엄마는 꾸준히 장어나 고깃국, 보신탕을 드셨고 추석 때에는 모처럼 방문한 조카들이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자 그 정성이 고마워 더욱 과식을 하셨습니다.
4. 또한 파킨슨병으로 변비가 심해진 엄마는 추석즈음부터 변비로 고생중이었지요.
잠깐!
간의 기능이 무엇일까요? 바로 독성 분해입니다.
5. 변비의 무서운 점은 뱃속에 독소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뇌까지 침투한다는 점입니다. 간경화 초기로 그닥 심각하지 않았던 엄마의 간은 보양식과 건강식품, 약으로 급속히 나빠져 변비의 독소까지 침투하자 그만 “혼수상태”로 떨어져 버린 겁니다.
간성혼수의 증상은 어떠할까요?
1. 가족 중 쉽게 피로하고 몸이 나른해서 졸음이 오는 분이 있나요? 그건 간이 약해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간성혼수의 전조증상은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어느날 그 사람이 마치 술에 취한 듯한 양상을 보입니다. 아무데나 주저앉아 자려고 하고 비틀거리며 걷기도 합니다. 말도 안되는 떼를 쓰기도 하고 아무데서나 소변을 보려고도 합니다. 마치 술이 취한 듯한 이런 증상은 간성혼수의 전형적인 전조증상들입니다. 저는 엄마가 연세가 많았기 때문에 파킨슨형 치매에 걸린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기력이 너무 쇠해서 그런게 아닌가도 했고요.
2. 며칠씩 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독소를 파괴하지 못하는 간에 이중삼중으로 타격을 입히는 일이니까요.
3. 며칠이 지나면 잠을 자던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지는 일이 일어납니다. 전형적인 간성혼수 상태에 빠지는 것이지요. 저는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아닌지 의심했습니다. 실제로 일반인이 보기에 외면적인 증상은 매우 유사합니다.
간성혼수의 진단은 어떻게 할까요?
1. 혈액검사로 혈중 암모니아 농도를 조사하게 됩니다. 보통 정상인의 혈중농도는 40정도인데 간성혼수환자는 5배 이상인 200정도의 수치를 보입니다.
2. 환자는 의식을 잃고 있거나 의식이 있더라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말도 못하고 잘 움직이지도 못합니다. 말을 알아듣지도 못합니다. 완전히 술이 취해서 고꾸라진 상태와 매우 유사합니다.
간성혼수의 치료는 어떻게 할까요?
무조건 혈중 암모니아 수치를 낮추는게 비법이다 보니 “관장”밖에 없습니다. 의식이 없는 환자도 2-3시간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3-4일 이상 관장을 합니다. 관장에는 호스를 사용하며 그대로 침대에 누운채 실시합니다.
환자가 음식물을 삼킬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이 돌아오면 그 때에는 먹는 관장약으로 대체해서 다시 지속적인 관장을 유도합니다. 4-5일간의 지옥의 체험을 환자와 가족들은 하게 되는 것이죠.
엄마는 5일간의 입원치료 후 의식을 되찾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만 집에서도 먹는 관장약을 계속 드시고 계십니다. 안타깝께도 1달이 지난 지금은 2차 간성혼수가 와서 재입원을 하셨지요.
간성혼수는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입니다. 죽을 때까지 관장을 한다는 얘기도 간병인에게서 들을 수 있었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이렇게 소개하는 이유는 간성혼수를 미리 알고 예방하자는 취지에서인데요, 지금부터 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간성혼수의 예방은 어떻게 할까요?
1. 간은 자각이 없는 장기입니다. 특히 B형간염은 흔하지만 C형간염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간염검사를 평소에 꾸준히 해서 자신의 간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변비를 대수롭지 않게 치부하지 마세요. 변비가 간성혼수의 직접적 촉발원인이 되었던 것처럼 변비는 몸에 독을 퍼트리는 무서운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에 변비를 꾸준히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3. 가족 중 술에 취한 듯한 행동을 보이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손발에 힘이 없어지면 뇌경색이나 뇌출혈만 의심할게 아니라 간성혼수의 전조증상일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미리 병원을 방문하세요.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가족들이 치매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병이 있었던 어르신들은 노환으로 치부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마시고 병원에 방문해서 간성혼수의 여부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중에는 젊은 환자들도 많았습니다. 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병인 것이지요. 치료과정은 힘들지만 사실은 응급치료이다보니 재발의 위험도 높습니다. 진정한 치료은 예방밖에 없습니다. 간을 꾸준히 관리하는 길만이 단한가지 치료법인데요, 한약이 좋다고 무조건 많이 드시지 마시고, 보양식이나 건강식품, 영양주사도 너무 과용하시면 안될 것 같습니다. 간에는 음식마저도 독이 될 수 있다고 하지요? 평소에 신선한 야채 위주로 적당량 섭취하고 무리하지 않으며 가능하면 약을 멀리하는 습관을 가지면 과부화된 간에 적잖은 위로와 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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