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자/채소류 이야기

[스크랩] 채식, 정말 야채만 먹어야 하는걸까?

까밥 2013. 7. 29. 22:09

 

 

평상시 고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저는 월요일에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meat free Monday 운동에도 쉽게 참가하고 있을 정도로, 거부감이 없는 편이에요. 새 학기 다짐으로는 이미 한번 실패한 슬림 몸매를 만들어보기 위해 당당하게 시작한 일주일 채식 체험기! 내내 풀만 뜯어 먹었냐구요? 아니요~ 채식의 종류는 사실 다양하답니다! 그에 맞는 채식용 음식들도 아주 많구요. 즐거운 채식체험기! 지금부터 소개해드릴게요!

 

세계 채식연맹은 채식주의자를 “육지동물은 물론이고 물고기도 먹지 않는 사람으로, 우유나 계란은 기호에 따라 먹을 수도, 안 먹을 수도 있다.”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이렇게 정의하는 이유는 채식주의자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기 때문이에요. 채식의 종류를 소개하기 위해 저는 채식의 단계에 맞춰 차례차례로 일주일 체험기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세미조류까지는 허용하는 채식으로 가장 넓은 채식 유형에 속하구요, 페스코한 단계 더 들어가서 물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을 말해요. 에이~ 하루 이틀 생선과 고기를 먹지 않는 것 쯤이야! 하며 만만하게 봤다가 시작부터 무너질 뻔 했으니…. 저녁에 어머니가 해주신 김치찌개를 먹는데 아니 부엌 한켠에 건져낸 멸치가 떡하니 있는 게 아니겠어요? 오마이갓…..그렇습니다. 한식에 수없이 많이 쓰이는 멸치육수가 장애물이었어요. 게다가 김치는 완전 금물!!!! 김치에는 대체로 젓갈과 액젓을 많이 쓰잖아요? 어머니도 김장하실 땐 액젓을 쓰시거든요. 일일 페스토로서, 집에서 먹는 음식들도 마냥 안심할 순 없었어요.

 

 

락토-오보채식을 하면서 식품을 얻는데 동물을 해치지 않았다고 여겨지는 수준인 달걀과 우유까지는 허락하는 채식이에요. 여전히 닭 육수와 멸치 육수, 고기 다진 것이나 다시다가 들어가는 고추장, 양념장 같은 것들을 조심해야 했지만 (가려 먹는 데엔 어머니의 도움이 컸습니다) 평소 고기를 즐기지 않는 저는 역시 그리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었답니다^^

 

 

자, 진정한 채식의 전초전 락토!달걀을 제외하고 우유와 유제품 까지는 먹을 수 있는 채식이에요. 아침에 학교를 빨리 가야할 때, 후다닥 해먹던 계란후라이, 에그스크램블과는 이제 안녕! 배를 곯아가며 아침수업을 들을 수 없었던 저는, 덕분에 밥과 나물반찬을 푸짐하게 먹기 위해 20분 일찍 일어나야 했다는 후문…….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진정한 채식의 단계, 비건으로서의 3일이 시작되었으니.. 전 단단히 긴장을 했답니다. 예상하신 대로 비건유제품을 포함해서 모든 동물성을 배제한 순식물성 식사만을 하는 단계였어요. 여전히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지만 문제는!!! 제가 그렇게도 사랑하는 빵…이었어요. 밖에 나가서 밥을 먹는 일이 많은 저는 끼니를 빨리 때워야 할 때 빵을 주로 먹었는데 세상에 버터랑 계란 때문에 아무것도 못 먹지 뭐예요. 5일째 점심, 학교 수업과 수업 사이 시간이 15분 밖에 없는데 배는 고프고…. 아, 삼각김밥을 먹으면 되겠구나 싶어 근처 매점엘 들렸으나 역시 여기도 죄다 고기가 들어가 있었답니다ㅜㅜ. 설령 안 들어 가있다고 해도 양념장 등등이 모두 걸려서 실패. 그날 저녁 별 수 없이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가 해주신 찰오곡밥을 호박 잎에 싸서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6일 째 역시나 아침 일찍 일어나 한 상 가득 맛있는 오곡밥과 제가 좋아하는 두부반찬, 우엉반찬을 차려먹고는 이걸로 점심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어요. 어머니는 옆에서 계란말이 해주랴? 하며 저를 약올리셨지만 전날 점심을 굶은 걸 생각하면 이것도 감지덕지! 그러나 문제는 저녁이었어요. 동기들과 간단히 한잔 하는 자리에서 제가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은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그저 과일만 끄적이다 왔어요.

 

7일 째 아침이 되자 계란후라이와 우유, 빵과 인스턴트 면을 먹지 못한다는 압박감과 5일 째 안 먹었더니 청개구리마냥 슬슬 입맛을 자극하는 불고기전골과 자극적인 음식들 때문에 망연자실하며 채식체험을 후회하기에 이르렀으니… 급한 맘에 친구에게 S.O.S! 특별한 곳을 찾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 채식용 식단을 찾아 먹는 친구를 믿고 같이 밥을 먹으러 나가 보기로 했답니다! 밥보다는 면 종류를 먹고 싶었던 친구와 저는 콩국수와 파스타를 후보로 두고저울질하다 파스타를 먹기로 했어요. 이탈리아 음식은 생각보다 비건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은 편이랍니다. 점심으로 순수 식물성 토마토 스파게티와 (최근 유행한) 알리오 올리오를 거나하게 먹고는 배를 두드리며 근처 커피집을 찾았습니다. 꼼짝없이 아메리카노를 마시겠구나, 싶었는데 라떼를 마시자는 친구! 너 비건이잖아!! 라는 제 외침에 친구의 결정타 한마디, 두유를 넣어 마시면 돼! 신기한 나머지 저도 두유를 넣은 라떼를 주문해봤어요. 색은 보통 라떼보다 조금 더 진하지만 특유의 고소한 맛이 들어가서 전 대만족! 반나절의 외식이었지만 이렇게 먹으니 비건이 그리 힘들지만은 않은 느낌이었어요. 다양한 음식을 먹지 못한다는 장벽이 사라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친구가 제게 집에 가서 먹으라며 쥐어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바로 콩으로 만든 비건용 소시지였어요!!!!

 

 

오오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콩고기?? 콩고기란 불린 콩을 갈아 거기에 글루텐을 넣어 점성 있는 반죽을 만들어 각종 요리에 이용하는 것인데요, 마치 고기와 비슷한 질감을 주기 때문에 채식용 음식으로 다양하게 쓰여요. 글루텐은 밀가루에 들어있는 단백질로 빵을 만들 때 빵을 쫄깃하게 만드는 원인이에요. 저기 잘린 단면이 보이시나요? 내용물이 알차게 들어박힌 것이 콩으로 만든 소시지임을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씹는 질감이나 맛은 정말 흡사 비엔나 소시지를 먹고 있는 듯한 착각이! 친구가 준 이 소시지와 버섯을 맛있게 볶아 7일째의 마지막 채식 식사를 즐겼답니다.

 

비단 종교와 환경보호, 동물보호의 관점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육식과 폭식에서 오는 각종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많이 주목 받고 있어요. 채식주의자가 많기로 유명한 영국은 인구의 8%, 국내 채식주의자는 약 50만 명에 육박한답니다.

 

 

위에 보시는 그림처럼 채식주의자, 특히 비건들은 가려야할 음식들이 생각보다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최근 국내에서도 비건들을 위한 각종 음식 레시피 책과 전문식당, 채식전문 쇼핑몰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채식 뷔페에는 동물성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만든 순 식물성 메뉴를 비롯해 콩고기를 이용해 만든 돈까스, 탕수육 등을 메뉴로 선보이고 있고, 쇼핑몰에서는 동물성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식물성 라면을 판매하며 요즘엔 버터, 우유, 달걀을 쓰지 않은 순 식물성 빵을 선보이는 베이커리와 유지방을 배제하고 두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을 파는 전문점들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단계별로 시작했던 일주일 동안의 채식체험!

세미,페스코,락토오보, 락토, 비건..... 저도 채식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지,

그리고 채식용 음식이 이렇게 다양한지 몰랐답니다.

한번 쯤은 도전해 볼 만한, 나를 챙기는 건강한 식단!

 오늘 하루 정도, 채식에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청 '식약지킴이' 블로그는 댓글 및 트랙백 등을 통한 많은 분들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건전한 소통을 위해 공지 내 '식약지킴이' 블로그 댓글 정책 안내를 참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출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블로그 `식약지킴이`
글쓴이 : 식약지킴이 원글보기
메모 :